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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랑종> 후기 (스포 有) : 답은 모르겠고 불쾌하기만

여 백 2021. 7. 1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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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에서는 영화 <랑종>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랑종 (The Medium, 2021)

 

공포, 페이크 다큐

 

2021. 7. 14 개봉 / 쇼박스 / 한국, 태국

 

131분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각본/ 나홍진, 반종 피산다나쿤

 

제작/ 나홍진, 반종 피산다나쿤

 

배우/ 나릴야 군몽콘켓(밍), 싸와니 우툼마(님), 씨라니 얀키띠칸(노이)

 

 

 

 

 개봉 전 높은 관심도, 그러나…

 

<추격자>, <황해>, <곡성>에 이르기까지 나홍진 감독은 굵직하고 강렬한 작품을 제작해왔다. 특히나 <곡성>은 제53회 백상예술대회 작품상을 수상하며 온오프라인상에서도 상당한 화제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곡성>의 나홍진과 <셔터>의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의 합작이라는 <랑종>은 개봉 전부터 관심이 많았고, 언론 시사회 이후 그 관심은 급증했다.

 

 

 

이유는 위와 같은 후기들 때문.

시사회 이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나홍진 감독의 발언도 화제가 되었다.

 

 

https://www.chosun.com/entertainments/movie/2021/07/02/7GM6KQ5PIRHL7IZVEX6446HDVM/

 

나홍진의 ‘랑종’ 시사회… “곡성이 코미디로 여겨질 정도”

나홍진의 ‘랑종’ 시사회… “곡성이 코미디로 여겨질 정도”

www.chosun.com

 

 

"곡성은 코메디" 라니?!?!  영화팬들은 "아니 랑종이 얼마나 무섭길래 곡성은 코메디 수준이라는 것이냐"면서 랑종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증폭되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곡성과 비교해 랑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그래도 무섭다면서 "이 영화는 촉각으로 느껴지는 영화"라고 말했다. 

 

나 역시 너무나 궁금해서 영화관을 찾았다.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의 낯선 시골 마을. 촬영 팀은 이 지역의 '랑종(무당)'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 '님'을 찾아간다. 촬영 도중 '님'은 형부의 장례식장을 방문하고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기운을 가진 조카 '밍'과 만난다. '님'은 가족들에게 '밍'이 '바얀 신'을 모셔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언니 '노이'는 딸을 무당을 시킬 수 없다며 반발한다. 그러나 '밍'의 증세는 심각해지고 절망에 빠진 '노이'와 가족들은 '밍'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건 퇴마를 결정한다.

 

 

 

와, 재밌겠다 싶은 내용이쥬?

 

막상 뚜껑을 까보니 어땠을까.

 

 

 

 

 

 보고 싶은 장면만 구슬꿰기하면 어떡해요

 

 

1. 개연성 부족

 

2. 컨저링1 보다 안 무서워요

 

3. 답은 모르겠고 불쾌하기만..

 

 

세 줄 요약이다.....

 

정말 공포는 무지에서 오나 보다. 꼰대 남성(죄송.. 그래도 영화가 그런걸요;) 시선에선 빙의되어서 갑자기 성적으로 문란해지는 여성이 무서운가? 하혈하는 모습이 공포스러운가?

 

지나가는 남자 붙잡고 물어보면 열이면 열 다 안 무섭다고 할 거다. 미친년인가 하겠지. 근데 나홍진은 무섭나보다.

 

이해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그 모습이 공포스럽다기보단 걱정스러웠다. 공포영화에서 과다출혈을 다 걱정해보다니.

 

주인공 '밍'은 자신의 직장인 인력사무소에서 갑작스럽게 하혈한다. 하혈은 랑종에서 빙의의 전조증상이자 신병처럼 상징된다. 아니 하혈이 웬말인가. 신병, 무병의 증상에 폭식/ 불면/ 가위눌림/ 이유없는 통증 등등은 알고 있어도 하혈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영화상에선 그렇다. 이게 무슨 옛날 저기 고대 문명 월경과 자궁에 공포를 느꼈던 사람들처럼. (뭔 말인지 모르겠으면 여성괴물 이라는 책을 읽어보시라.)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86638.html

 

오래된 혐오…“여자의 몸속에, 남자에게 없는 짐승이 있다”

[토요판] 이유리의 그림 속 권력(5) ‘자궁’ 소재로 한 두 그림오래 방치된 ‘탐욕’의 자궁여성의 몸속에서 방황하며건강 해치는 존재는 물론‘무도병’ 원인으로도 그려져‘열등한 자연’

www.hani.co.kr

 

영화 자체가 저 칼럼에 나오는 여성 괴물을 밍으로 형상화한 느낌이다.

 

어쨌든 흰 치마를 입고 있는 밍이 (이것도 하혈 보여줄려고 일부러 흰 치마 입힌 거겠쥬?) 이래도 되나 싶게 피를 줄줄 흘리는데 그 모습을 주변 사람들이 다들 멍청하고 무서워하며 바라만 보고 있다. 아니 동료라면 도와줘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봐라. 네 직장동료가,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아래로 피를 철철 흘리면 119에 신고해주겠다.

 

관객으로선 공포 조성은 커녕 왜 이 친구를 병원에 데려다 주든, 병원에 가라고 하든, 도와주는 척이라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지 냉혹한 현실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중국인가?

 

그리고 밍은 하혈이 쪽팔려서 화장실로 뛰어가는데 그걸 또 카메라맨이 화장실 안까지 따라가서 (엥?) 몰카를 찍어대며 (엥????) 이분의 안위를 걱정하진 않는다. 그냥 대리 공감성수치를 느끼고... 세상이 정말 냉혹하고... 입안이 쓰고 이랬다. 감독은 여성 관객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든거지. 지가 생각하기엔 무서웠던 건가보다. 근데 바닥에 떨어진 피는 누가 닦아? 제작자들은 관객이 이런 생각하느라 공포감을 못 느낄 거라는 생각을 못한걸까?

 

밍의 고초는 이 뿐만이 아니다.

 

밍은 심지어 인력사무소 남자직원들과 난교를 해서 직장에서 쫓겨나는데 이 역시 빙의의 전조증상이란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들어본 적도 없는 신병이다. 밍도 본인이 이런 짓을 벌인지 모르고 있었다. 여튼 이 성관계 장면을 위해서 밍을 연기한 배우는 알몸으로 여러 체형의 남자들과 다양한 체위로 관계를 맺는 장면이 등장한다. 별로 충격적이지도 않았고 그냥 이 여배우를 벗기고 싶었던 것이 아닐지 라는 킹리적갓심만 들었다.

 

왜냐면 이 장면들은 하등 없어도 되는 쓸데없는 장면들이기 때문이다. 나름 용기내서 노출씬을 찍었을텐데 안타깝다. 그리고 웃긴 건, 밍은 귀신에 들려서 이런 미친 짓을 했는데 멀쩡한 다른 직원분들은 왜 그랬는지에 대해선 안 나온다. 사실 밍이 예뻐서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거라고 해도 말이다. 얘는 귀신 들려서 CCTV고 나발이고 생각 못 했다 치자. 근데 다른 사람들은 왜 그랬나. 혹시 이 동료분들 귀신들렸던 거였는데 나만 몰랐던 이야기인가. 본인들은 제정신인데 미친년이 유혹해서 잤다고 하면 미친년만 쫓아내고 자기는 회사 계속 다닐 수 있나? 자기 알몸이랑 XX하는 장면이 다 CCTV에 찍혔는데? 아니 그리고 왜 밍만 쫓겨나나. 열 받는다. 현실 고증 쩔어서 짜증나게 만드려는 수작인가?

 

그리고 이건 너무 모든 남자를 짐승 취급하는 거 아닌가? 내가 남자라면 이 장면에 열 받을 것 같았다. 황당.

 

또 하나 의문인 점은 밍이 성관계를 한다는 게 밝혀진 이유도 '회사 내에서 물건이 계속 사라져서 CCTV를 확인했더니 얘가 이런 지랄을 하더라, 그래서 쫓아냈다.' 라는 건데 회사에서 뭐가 없어졌는지는 흐지부지다. 애초에 그거 때문에 CCTV를 본 거 아니냐고. 도둑 맞은 게 뭔지 똑바로 나오지도 않았다. 떡밥만 뿌려놓고 회수가 없다. 나중에 밍의 방에서 여러 잡다한 물건들이 나와서 얘가 훔쳤나.. 이렇게 뭉뚱그려서 관객들이 셀프로 판단하는 거지 속시원하게 수거하는 게 없다. 그리고 잡다한 물건들 중에 쓸데없이 사용한 콘돔(윽 ㅅ발) 이랑 피 묻은 생리대(솔직히 이것도 짜증나는 요소중 하나지만 무시하자.) 이런 것들도 나오는데 이건 저장강박증 환자 증세지 도벽이라고 보기엔 모르겠고. 도벽이 신병 증상이었면 좀 더 조명했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도벽이어도 저딴 건 쓰레기인데 훔쳤다고 볼 수 있냐고?ㅡㅡ

 

걍 섹스씬을 넣고 싶었는데 이걸 CCTV로 보여줘야 될 것 같은데 CCTV를 왜 보지? 아 물건이 없어졌다 해야겠다... 뭐 이 수준으로 시나리오를 쓰면 이 꼴이 나지 않나 싶다.

 

끊임없이 관음적인 시선으로 타인의 비극을 콘텐츠화 하던 카메라 감독들은 마지막 개판오분전에서 뜯어먹히거나 죽임 당하는 등의 벌을 받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갑자기 FPS 시점이 되어버리는 것... 조금 웃겼다. 으악스럽긴 하지만 그렇게 무섭진 않음. 차라리 이럴 바엔 1인칭 호러게임의 아버지인 화이트데이가 더 무섭고 리틀 나이트메어 쪽이 더 흥미롭다. 

 

 

 

 

 

 

 그래서 말하고 싶은게 뭐세요?

 

 

 

 

자고로 공포영화란 주제가 쌈박해야 한다. 액션 영화도 마찬가지다. 장르적 특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영화 유튜버 '거의없다'가 말한 것처럼 액션으로 승부를 보는 <테이큰> - 내 딸 내놔 / <아저씨> - 옆집 딸 내놔 / 이런 식인 것처럼 공포영화들도 보통 이런 심플한 주제를 띄고 있다.

 

컨저링 - 사탄 숭배하지 마라.

에나벨 - 임신한 여자 죽이지 마라 -> 남이 버린 인형 막 주워다 쓰지 마라

위자 - 혼자 하지 말라는 건 좀 하지 마라.

 

한국의 공포영화도 비슷하다.

 

여고괴담 / 오피스 / 알포인트 

 

왕따 시키지 마라 / 과도한 경쟁 좀 하지 마라 / 인간 학살하지 마라 등... 한국식 공포는 "영혼이 한 서리게 하지 말라"는 뜻이 보통 깊게 깔려있는 듯 하다.

 

랑종을 보고 나면 영화를 본 우리들이 그렇듯 이 감독이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랑종은 우리에게 무언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가? 아니다. 철학적인 사유가 있는가? 아니다. 교훈이 있는가? 아니다. 속 시원한가? 아니다. 그럼 재미라도 있는가? 아니다.. 그럼 아예 말하고자 하는게 없는가?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아서 하나도 정확히 모르겠다.

 

개고기 먹지 마라. 사람 막 쓰다 버리지 마라. 운명을 거스르려 하지 마라. 신을 부정하지 마라. 근친하지 마라. 선무당한테 신 받지 마라. 업보는 대물림된다 등등....

 

네 .. 여러가지가 있긴 하다. 밍의 엄마인 노아는 원래 무당이 되었어야 할 운명을 거스르고 신을 부정한다. 천주교에 의탁하고 자신의 속옷을 여동생과 바꿔놓는 등의 갖은 술수로 자신이 아닌 동생이 랑종이 되게 하는 죄를 짓는다. 밍의 아버지 집안 역시 마을의 학살과 깊은 연관이 있다. 보험금을 타기 위해 방직공장을 불태웠다가 탄로나자 자살한 죄가 있다. 그 뒤로 이 집의 남자들은 죽어나가고 악재가 이어진다. 지금도 이 집안 사람들은 개고기집을 하며 가축을 살생하는 일로 먹고 살아나가고 있다. 이 모든 악행들은 밍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클라이맥스를 향해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달려나간다. 호러라는 장르 아래 윤리적 잣대는 물렁해졌다.

 

(그런데 왜 선조들의 죄를 후손이 겪는지? 현실적으로 부는 상속되도 죄는 상속되지 않던데?)

 

 

 

 

 자극적인 요소 다 때려박기

 

머릿속으로 자극적인 단어 몇 가지를 떠올려 보자. 그것들 대부분이 랑종에 나온다.

근친상간, 아동학대, 동물학대, 영아살해, 존속살해, 화형, 식인, 난교. 그럼에도 지루할 수 있다니! 어메이징하다.

 

고어나 역겨움의 강도로 친다면 더한 영화들이 많으니 여기까지 하겠다만, <랑종>은 <쏘우>만큼의 교훈도, <호스텔>만큼의 경각심도 주지 못한다.

 

반종 감독은 "꼭 필요한 장면 외에 자극과 선정성을 절대 이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입에 침이나 바르고 한 말인지? 아니면 정말로 이렇게 믿고 있는 걸까? 

 

<랑종>은 선택과 집중에 실패한 영화다.

 

러닝타임이 131분에 달하는데 131분 중 120분은 예열 과정이다. 너무 뜸만 들이는 나머지 옆에 계신 어르신 관객분께선 그냥 휴대폰을 하시더라. (그래도 영화관에서 핸드폰은 보지 맙시다.)

 

마지막 10분 정도에 지금까지 이걸 위해 존버했다는 듯이 모든 것을 폭발시키는데 여기서 장르가 갑자기 좀비물이 된다.

 

아니 이것도 '개' 빙의를 하던지 '애' 빙의를 하던지 차라리 하나만 했으면 덜 웃겼을 텐데. 퇴마 의식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다 빙의가 되어서 개판이 된다. 모두 사족보행을 하는 괴현상....

 

분명 학살당한 사람들이 주류이며 그밖에 개, 거미, 지네, 심지어 타버린 식물들의 악령까지 모여있는 장소라면서 왜 빙의된 사람들은 '개' 흉내만 내지? 개고기집을 해서? 아니면 직전 장면에서 키우던 말티즈를 생으로 끓는 솥에 넣어서 죽였으니까? 관객들이 과몰입하기 쉬우라는 친절인가?

 

애 흉내를 냈다가 개 흉내를 냈다가... 이러니까 무섭지도 않고 인상만 쓰게 되었다. 어디 거미랑 지네 흉내도 내보지 그래..

 

차라리 한 맺힌 어린이 영혼이 이들에게 깃들어 집단으로 아기 울음소리를 내는 편이 더 무서웠을듯 하다.

 

파스타 재료 두고 잡탕 끓여먹고 있으니까 마음이 아팠다.

 

 

 

 

 

 그럼에도 주목할 부분이 있다면

 

너무 까기만 한 것 같다. 하지만 까도 까도 끝이 없는 영화라서 말이 길어진다!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 거니까 이해좀.

난 셔터를 재밌게 본 사람이다.ㅠㅠ

각설하고, 그래도 기왕 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그냥 봐라. 그리고 중간중간 스쳐지나가는 장면을 놓치지 말자.

 

 

1. 선무당에게 가기 직전, 심하게 빙의된 '밍'이 차에 타는데 창문에 형상이 비친다.

그 형상을 유심히 보자. '밍'은 웃고 있지 않지만, 창문에 비친 밍의 형상은 기괴하게 웃고 있다.

 

 

2.  "이 차는 빨간색이다." 의 의미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남자 무당 '싼티'는 검은색 차에 붙여진 스티커의 문구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영화 초반부에 붉은 옷을 현관에 걸어놓은 집들이 많은 장면이 있는데 이는 정말 태국 북동부 이산지방에 실존하는 풍습으로 건장한 남성 10명이 떼죽음 당하는 일이 발생하자, 무당은 귀신의 짓이라며 집앞에 빨간 옷을 걸어놓으라고 했단다. 이 붉은 옷은 여자의 옷으로 이 집엔 남자가 없다 = 귀신아 우리집은 피해가라, 라는 뜻으로 일종의 트릭이다. 

 

싼티의 말 역시 귀신을 트릭으로 속여서 퇴마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밍의 엄마인 노아를 밍인척 꾸며서 악귀를 속이려고 했으니까. (귀신이 그리 만만하니?)

 

 

3. 밍이 꾸는 꿈

밍은 빙의가 심해지기 전,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이 꾸는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국 이 꿈은 이 영화의 결말이다.

 

"온몸에 부적을 붙인 빨간옷을 입은 남자가 커다란 칼에 묻은 피를 핥고 있다. 주위는 피바다이고 바닥에 잘린 머리 중 하나가 말을 하려는데 알아듣지 못했다."

 

여기서 남자는 악귀의 집합체고, 바닥의 잘린 머리는 바얀신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님'이 죽기 전, 바얀신 동상의 머리가 잘린 채 발견된다.

 

 

4. 라이따이의 뜻

라이따이는 직역하면 잠든 채 죽다 의역하면 부정탔다는 뜻.

님의 라이따이는 퇴마의 실패를 암시한다. 하지만 고통을 겪지않고 자다가 죽는 것은 호상이라고 부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유일한 선한 존재이며 일평생 바얀신을 모셨던 님의 라이따이는 가장 고통스럽지 않은 죽음이었다.

 

 

5. 썩은 계란

님은 왜 썩은 계란을 보고 왜 원한 맺힌 귀신이 맥(밍의 오빠)이 아니라 악귀라고 생각했을까. 이는 크메르족의 미신으로 악한 기운이 계란에 깃들면 썩은물이 나온다고 한다. 밍을 사랑하여 혼자 죽고싶지 않은 맥 한명의 원한이 아니라 더 악한 것임을 깨닫는 순간이다.

 

 

6. 님의 마지막 말의 의미?

예수를 부정한 베드로처럼 영화 마지막의 님(죽기 전의 님)은 바얀신의 존재를 의심한다. 그래서일까, 님은 죽는다. 악귀의 존재는 그리도 명확한데 왜 선한 신의 존재는 모호할까? 나홍진의 선에 대한 의식이 곡성에 이어 랑종에서도 드러나는 부분.

 

그리고 퇴마 의식 자체로는 흥미롭고 퇴마 관련 창작물을 다룬다면 참고할 사항이 많을 정도로 여러 소재들과 재료들이 나온다. 굿판 좋아하시면 재밌게 보실 수도 있겠다. (나 빼고)

 

 

 

총평은 아쉽다. 기대를 너무 많이했다. 떡밥 회수만 좋았어도... 라는 생각이 든다. 이해를 해보려 해도, 영화 초반 밍이 노려보던 눈 먼 할머니의 급죽음도 무드를 잡기위한 설정처럼 너무 뜬금없었고(살인미소에 이은 살인눈빛인지), 반전을 위해 억지로 껴놓은 것 같은 근친요소에 이미 한 번 밍에 의해 퐁이 납치되는 상황을 겪었으면서 계속 한 지붕 아래 같이 산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마지막에 아이를 죽이기 위해서 같이 사는 것처럼 느껴질 뿐.

 

자신의 아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반쯤 미쳤으면서 어떻게 계속 같이 살 수 있을까? 심지어 마지막 퇴마 때엔 카매라맨과 잘 모르는 무당의 남자 제자 하나랑 자신의 아내와 아이, 이렇게를 밍과 함께 ㅋㅋㅋ 집에 둔다. 장난하냐? 고작 가둬둔다고 안전한가? 이미 애들튀했을때도 가둬놨었으면서; 정말 이해되지 않는 개연성이다. 몰입을 하기엔 억지가 많다.

 

올해는 볼 만한 공포영화는 없나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재밌었는데 귀신물이 아니어서 장르가 좀 다른 것 같고... 왓챠로 곤지암이나 다시 볼까보다.

 

 


 

별점  ★★☆
한 줄 평  공포영화 마케팅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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